[동아일보] “좋은차 살 돈으로 부모님 챙기길” 中 울린 항암일기 “시간이 나면 아이들과 조금 더 시간을 보내고, 좋은 차를 살 돈으로 어머니를 한 번 더 찾아뵙고 신발도 사 드리세요.” “밤새 제대로 숨을 쉬지 못하다 새 아침을 쟁취했을 때 다른 사람들은 모르지요. 하룻밤을 더 지내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1년 4개월가량 유선암으로 투병하다 19일 서른세 살의 나이로 숨진 중국 상하이(上海) 푸단(復旦)대 위쥐안(于娟) 교수(공공정책학 전공)가 남긴 글이 인터넷을 통해 널리 퍼지면서 많은 중국인으로 하여금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거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반관영통신 중국신문망이 최근 전했다. 위 교수는 2009년 12월 암 진단을 받은 후 최근까지 79편의 ‘항암 일기’를 써서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 등에 남겼다. 그는 생사가 교차하는 순간순간에 자신의 느낌과 생활에 대한 반성, 주위 사람들에 대한 충고 등을 담았다. 그는 자신의 글이 작은 징검다리가 되어 다른 환우(患友)들이 인생의 깊은 물을 건널 때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적었다. “달팽이만 한 작은 집이라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더욱 따뜻하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죽어라 큰 집을 사려고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생명이 막바지에 가까워 오니까 세상의 명리와 권세, 돈, 사소한 감정 등이 함께 가져갈 수 없는 점에서는 똑같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가 속한 푸단대 사회발전 및 공공정책학원(단과대학)이 마련한 추도회에서 한 제자는 “그의 일기는 항암 일기가 아니라 ‘생명의 일기’였다”며 “투병의 고통과 인생에 대한 깨달음이 함께 담긴 인생의 교본”이라고 말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