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는 두산중공업 임직원의 눈물과 감동, 그리고 즉석 공연이 어우러진 흔치않은 행사가 열렸다. 30여년 간 몸담았던 회사를 떠나는 김태우 원자력발전BG장(부사장)과 최영천 주단조BG장(부사장)의 퇴임식에서다. 두 사람은 지난 6월 두산그룹 정기인사에 앞서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겠다며 물러났다. 이날 퇴임식에는 박지원 두산중공업 사장부터 원전BG와 주단조BG 임직원 300여명이 참석했다. 뿐만 아니라 지주회사인 ㈜두산 (121,000원 3000 2.5%)을 대표해 박용만 회장도 자리를 같이 했다. 두산중공업에 청춘과 열정을 바친 이들에게 직접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 위해서였다. 가장 먼저 소개된 영상 메시지에는 이들이 두산중공업과 함께 한 시간들이 반추됐다. 김 부사장과 최 부사장은 각각 1973년과 1981년 두산중공업의 전신인 한국중공업에 입사했다. 공기업이었던 한국중공업이 민영화로 두산중공업 (74,000원 500 0.7%)에 인수되면서 격변의 시기를 겪게 됐지만 그들은 자리를 묵묵히 지켰다. 상무에서 전무, 부사장으로 직위가 높아지는 동안 두산중공업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전 수출의 쾌거를 이루는 등 전성기를 맞았다. 두산중공업과 함께 장면들이 차곡차곡 넘어간 후 가족들이 화면에 등장했다. 예고에 없던 깜짝 메시지였다. 다음은 두산중공업 동료들의 감사와 아쉬움의 인사가 이어졌다. 이 모든 순간을 김 부사장과 최 부사장의 가족과 친지들도 함께 했다. 지켜보는 이들의 눈이 촉촉히 젖었다. 이날 퇴임자 가족으로 참석한 가수 윤형주씨도 주목을 받았다. 그는 참석자들이 알아보고 반가워하자 자동차에서 기타를 꺼내 와 즉석 공연을 했다. '우리들의 이야기'와 '하얀 손수건' 등 윤형주씨의 히트곡이 곁들여지자 퇴임식은 흥겨운 마당이 됐다. 행사 막바지에 두산중공업 임직원은 연회장 입구 양 옆에 도열해 김 부사장과 최 부사장을 기다렸다. 두 퇴임자는 수백명의 직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떠나는 이들도, 그리고 이들을 보내는 이들도 끝내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퇴임자 가족으로 행사에 참석했던 한 인사는 "가슴이 뭉클해져 눈물을 흘렸다"면서 "평생 경험하기 힘든 감동적인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퇴임자의 노고를 위로하기 위해 별도의 퇴임식을 여는 회사는 거의 보지 못했다"며 "임직원의 헌신에 감사하는 두산그룹을 보면서 두산 직원들이 부러워졌다"고 고마워했다. 두산그룹 고위 관계자는 "수십 년 간 두산을 위해 애써준 우리 식구를 위한 퇴임식은 두산그룹에 가장 중요한 행사 중 하나"라며 "'사람이 미래다'라는 모토는 인재를 뽑을 때만이 아니라 두산과 함께한 역사를 소중히 여기는 것에도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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