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C리더십 센터 최병철 소장님의 <신분상승과 추락>이라는 글을
연재합니다.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빼앗길 수 밖에 없는 현실구조 2
초등학교 4학년에게 6학년 과정을 가르치지 않는다. 물론 월반을 하거나 머리가 영재수준인 경우를 제외하고 말이다. 어떤 입시학원에서 학원생을 대상으로 초등학교 과정을 가르치다가 고등학교 3학년 과정을 가르친다고 생각해 보자. 수학시간에 영어도 가르쳤다 국사도 가르쳐보자. 수강생들의 교육효과를 제대로 기대할 수 있겠는가?
이런 일이 우리 일상생활속에서 공공연히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아무도 그것에 대해 염려하지 않는다. 오히려 선행학습을 하고 있다는 만족감을 느끼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것을 이해하고 실천하는 것은 안중에도 없이 말이다.
중산층이 감소하므로 해서 상위계층과 하위계층간 소득격차가 커진다는 소득양극화의 의미에서 기업간, 직종간, 이념간의 사회제반 모든 현상을 양극화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해석하는 것이 보편화되어 버렸다. 실제 전문가들은 소득양극화와 소득불균형현상은 구분되어야 한다고 한다. 여기서 이야기 하고자 하는 것은 소득양극화에 관한 것이다.
정보화 시대가 되고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누구나 정보를 접하게 되면 정보가 부가가치가 되는 시대에는 모두가 평등해 질것이라 예상했다. 그러나 공산주의가 되면 모두가 평등해질 것이라 예상했던 것과 다름이 없는 엄청난 예측의 오류었다. 그 이유는 정보가 오픈되고 그 정보가 누구에게나 전달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이 문제가 아니었다. 그것은 오르지 정보활용 능력의 차이에서 오는 것이었다. 정보활용 능력의 차이가 문제가 되는 것은 그것이 소득의 차이로 귀결되어 진다는 것이었다.
정보가 곧 돈이던 시대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 시대에 정보는 돈이 아니다. 오히려 관리비만 들어가게 하는 비용이다. 아직도 정보가 돈이던 시대를 살아가던 사람들은 정보를 수집하는데 많은 비용을 지급한다. 쓰레기통을 키우는 것과 같다. 정보에 부가가치가 부가되어야 지식이 된다.
우리 사회는 통계사회이다. 분열과 줄세우기, 쪼개기, 나누기, 비교하기에 혈안이 되어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속에 그것을 계량화 해주는 숫자가 바로 통계값이다.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실업율, 주가지수, 경기지수,환율등 얼마나 많은 데이터가 쏟아져 나오는지 모른다. 모든 경제활동의 결과는 이러한 테이터에 기초해서 움직여 진다.
결과적으로 보면 주식이 떨어졌으면 반드시 올라가고, 실업율도 마찬가지다. 그때의 상황을 수치화 해서 이야기 하면 더더욱 데이터값은 맞아떨어 진다. 문제는 그 수치가 틀리지 않는다는데 있다. 수치를 공부해야 하고 통계값을 읽어낼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이 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통계값을 분석하는 능력을 키우려 애쓴다.
그러나 통계값이란 읽어내는 사람의 정보가 아니라 만들어 가는 주체에게 의미있는 기준점일 뿐이다. 1998년 6월에 종합주가지수가 297포인트까지 떨어졌다. 그 당시 종합주가지수가 너무 저평가 되어있다는 것을 해석할 줄 몰라서 주식시장에 진입하지 못했을까?
07년 10월에 코스피지수가 2,064까지 올라갔을때 조정이 올지도 모른다는 데이터상 해석을 못해서 지금 수많은 사람들이 반토막난 주식과 펀드를 가지고 애를 태우고 있는 것일까?
결과론적으로는 통계값이 틀린지 않다. 그러나 297이란 숫자 밑에도 아직 많은 숫자가 있다. 그 상황이 될 때까지 이미 가진 에너지가 다 소진 되었을 것이다. 더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분위기 앞에서 숫자를 보고 냉정해 질 수 있겠는가? 많은 사람들은 그때 냉정해졌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성적 판단을 누구라도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다면 굳이 이성적판단이란 말을 하겠는가. 그것이 어렵다는 것이다. 노력한다고 될 일도 아니라는 것을 빨리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2,097이란 숫자 위에도 엄청난 숫자가 있다. 그렇게 많이 올라있었지만 어쩌면 정작 자신은 아무런 수익을 못내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데이터를 수집하고 읽어내는 능력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로 인한 판단능력이 중요하다면 증권회사, 투신사에 있는 애널리스트들은 엄청난 돈을 벌어야 했고, 고객이 맡긴 펀드는 다 수익이 발생해있어야 한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데이터의 해석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 상황에서 그 테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여건과 행동능력이 훨씬 중요한 것이다. 이런이유에서 정보의 수집이 중요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노력을 통해 오히려 빼앗길때의 변명의 여지를 축소시키는 경우만 증대 시킨다.
차라리 카더라만 믿고 돈을 잃어 본 사람은 불에 데여본 아이들이 불가에 가지 않으려는 것처럼 방어 본능이라도 생긴다. 어설프게 나름의 판단을 믿었던 사람들은 개선의 여지라는 것이 생겨서 다음번에 또다른 방식으로 시도를 하게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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