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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공룡의 강점을 역이용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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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의 강점을 역이용하라
기사입력: 11-04-27 14:41   조회3734      별점:
신철균 IGM 교수 ckshin@igm.or.kr
델컴퓨터•펩시콜라를 통해 본 후발주자의 생존전략


요즘 들어 많은 혁신제품들이 시장에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공룡기업들의 심한 견제로 많은 제품들이 꿈 한번 펼쳐보지 못 하고 사라져 간다. 일단 시장 진입에 성공할 확률은 약 10% 정도라지만 실제로 공룡기업들의 견제를 뚫고 끝까지 살아남을 확률은 0.3%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 만큼 견제가 심하다는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이 견제를 극복할 수 있는 묘안은 없을까? 있다! 바로 공룡기업들의 최대 강점을 역이용할 수 있다면 그 성공 가능성을 훨씬 높일 수 있다.

‘델 컴퓨터’의 성공에는 비밀이 숨어 있다
1990년 대 중반, 컴퓨터 업계에 혜성 같이 등장한 한 회사가 있었다. 이 회사는 기존공룡업체들의 유통 판도를 완전히 뒤집으며 주력 업체로 발돋움했다. 기라성 같은  IBM, HP, 컴펙을 혼쭐나게 했던 이 회사는 바로 델 컴퓨터이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했을까?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사양을 입 맛에 맞게 잘 맞춰주었다. 주문 후 약간의 기다림이 필요했지만 가격도 더 싸고 나만의 맞춤형 제품이라는 장점 때문에 제품은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했다.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소비자들의 컴퓨터에 대한 니즈가 급격하게 다양해졌고 이에 발 빠르게 대응한 덕분이었다. 하지만 성공의 요인이 바로 이 것뿐이었을까? 예를 들어 기존의 공룡기업들은 똑 같은 유통 방법으로 맞대응 할 수 없었을까?

공룡기업들은 왜 맞대응을 못 했을까?
‘상대의 강점이 곧 약점이 될 수 있다’ 델 컴퓨터는 바로 이 점을 노렸다. 기존 공룡 기업들의 최대 강점은 완벽한 유통망이었다. 거미줄 같은 공급단계를 활용해 전 세계 어디서나 소비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 고객은 기다릴 필요가 없었고 원하는 제품은 어디서나 바로 구입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것이 공룡 기업들의 발목을 잡을 줄이야… 델 컴퓨터는 바로 이 곳에서 약점을 발견하였다. 공룡기업들이 델 컴퓨터의 유통방식을 흉내 내어 바로 직거래 주문 판매를 시작했을 때 가장 강력하게 반발한 사람들이 바로 기존 유통업자들이었다. 자신들의 공급단계를 거치지 않는 직거래 판매는 그들의 기득권을 완전하게 빼앗아 갈 참이었기 때문이다.

유통업자들의 거센 저항이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공룡기업들은 델 컴퓨터와 같은 직거래 주문 판매 방식을 접을 수 밖에 없었다. 도대체 무슨 이유가 있었던 걸까? 바로 소비자들이 갖고 있는 제품에 대한 충성도는 제조회사가 아닌 유통업자들에게 있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예를 들어 소비자들은 컴퓨터 매장에 가서 제품을 구입할 때 브랜드 인지도보다도 매장 직원이 강력하게 추천하는 제품에 훨씬 호감을 갖게 된다. 특히 단골 매장일 경우에 그 신뢰의 정도는 훨씬 강해진다. 유통업자들의 추천을 등에 업지 않은 상태에서는 시장을 장악할 아무런 힘이 없다는 것을 곧 알게 된 것이었다.

바로 강력한 유통망이 곧 공룡기업들의 최대 강점이자 바로 약점이 되는 순간이었다. 델 컴퓨터는 처음부터 이 허점을 알고 있었고 이를 역 이용한 시장 진출은 공룡기업들의 견제를 한 순간에 무너뜨릴 수 있었다.

펩시콜라의 성장에도 유사한 비밀이 있다
펩시콜라가 코카콜라에 당당히 맞서는 업체로 성장한 데에도 이와 유사한 비밀이 숨어 있다. 1900년대 초반 펩시콜라는 코카콜라의 위세에 밀려 파산 직전까지 갔다. 코카콜라의 톡 쏘는 맛에 소비자들은 서서히 길들여져 갔고, 특히 여성의 허리 모양을 연상시키는 코카콜라의 병모양은 남성 소비자들로부터 엄청난 제품 충성도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이 강점이 훗날 펩시콜라를 살리는 빌미를 제공하게 될 줄이야…

한 때 파산 직전까지 내 몰린 펩시콜라는 콜라의 양을 두 배로 늘리면서도 같은 가격에 제품을 내 놓는 배수진을 쳤다. 이래저래 망하기는 마찬가지였으므로 최후의 고육지책이었던 셈이다. 1900년대 초반 콜라의 양은 지금의 절반에 지나지 않았다. 성인 한 명이 딱 한 입에 마실 수 있는 양이 적절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 후 시장이 조금씩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래 기왕이면 같은 값에 두 배의 양이 더 낫지 않아? 한 병으로 둘이 나눠 먹을 수도 있고 말이야… 펩시콜라의 시장 점유율은 단 몇 년만에 4배 이상 커지며 25% 대까지 치솟았다. 그럼 왜 이 동안에 코카콜라는 맞대응 하지 못했던 것일까? 양을 똑 같이 두 배로 늘리며 공세를 펼쳤더라면 자금력에서 뒤진 펩시콜라는 견뎌내지 못 했을 텐데 말이다. 바로 코카콜라의 최대 강점인 병모양이 발 목을 잡았다. 남성의 한 손에 쏙 들어가는 병의 크기는 수 많은 남성들에게 희열을 안겨 주었다. 그러나 두 배로 커진 병의 허리는 남성들의 희열을 반감시킬 우려가 있었고 이로 인해 선뜻 대응을 할 수 없었던 것이다. 20여년이 지난 후에야 두 배 크기의 콜라를 출시했지만, 결국 대응 시기를 놓친 코카콜라는 아직까지도 무릎을 치며 후회를 하고 있다.

공룡기업들의 견제를 뚫고, 이젠 세계로…
이와 같이 공룡기업들의 큰 몸집이 오히려 순발력 있는 대응을 어렵게 하는 경우가 많다. 즉 공룡기업의 강점이 곧 약점이 될 수 있으며, 바로 여기에 돌파구가 있다. 실례로 요즘 글로벌 스마트 폰 시장의 최대 공룡은 애플의 ‘아이폰’이다. 로마의 천년 왕국을 바라보는 것처럼 아이폰의 시대가 과연 저물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애플의 강점이 곧 약점이 될 수도 있다. 애플 아이폰이 후발 주자들의 진입을 막는 최대 경쟁력은 다양하면서도 폐쇄된 어플리케이션 공급 환경이다. 그러나 생각을 바꿔보라. 이것이 오히려 그들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이들의 폐쇄된 환경 때문에 후발 주자들의 추월이 어려울 수도 있지만 오히려 이를 잘 역이용하면 기회가 올 수도 있다. 소비자들의 사용 니즈를 공개적으로 수집하고, 이를 컨테스트를 통해 수 많은 어플리케이션 개발자들의 공급 의욕을 이끌어내 보면 어떨까? 오히려 후발주자들의 공개된 개발 환경이 더 많은 양의 어플리케이션을 확보하는 기폭제 역할을 해 줄지도 모른다.

이젠 글로벌 시대이다. 우리의 기업들이 세계적 기업들과 경쟁하는 세상. 이 때 무모한 맞대결 보다는 상대의 힘을 역이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즉 상대의 강점이 곧 약점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하라! 수 많은 우리 기업들이 경쟁을 뚫고 세계 시장을 주름잡는 상상, 생각만 해도 얼마나 가슴 뛰는 일인가…

신철균은ㆍㆍㆍ
KAIST 생산공학 석사와 동대학원 정밀공학과 박사과정을 졸업했다. 삼성 SDS 전략기획 그룹장과 로열컨설팅(주) 대표이사, 로커스(주) 대표이사를 역임한 바 있다. 현재 IGM 교수 및 한국외국어대 산업경영학과 겸임교수로 활동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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