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개발, 생산, 마케팅, 재무 등 모든 것을 혼자 해야 하는 1인 창조기업에 창업 성공이란 너무나 어려운 과제다. 하지만 성공의 길을 걷는 기업들은 분명히 나오고 있다. 이들은 하나같이 독특한 아이디어와 기술이 있는 기업들이다. 경쟁이 치열한 `레드오션`을 피하고 남들이 가지 않은 `블루오션`을 찾는 것이야 말로 성공의 열쇠라고 입을 모은다. 지금 이 시간에도 전국 곳곳에서는 블루오션을 찾기 위한 1인 창조기업들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이들은 부족한 부분은 협업을 통해 극복하면서 진화하고 있다.
◆ 5000만원 매출 김종환씨, "高價 술잔으로 선진국 공략"
"독특한 술잔 디자인으로 유럽 등 선진국 시장을 점령하겠습니다."
홍익대학교 제품디자인과를 졸업한 김종환 씨(29)는 학교를 졸업한 지 8개월 만인 지난해 10월 `테일`이라는 1인 기업을 만들었다. 그는 고유의 디자인을 가진 잔 브랜드를 보유한 기업을 만드는 게 꿈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독특한 디자인의 막걸리 잔을 출시했다.
`달잔`이라는 이름의 이 잔은 잔 안의 높낮이를 달리해 술을 따르면 초승달 모양으로 채워지다 가득 부으면 보름달 모양이 된다.
지난해 농림수산식품부 막걸리잔 공모전에서 이 잔이 대상을 받으면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개당 가격만 1만1000원에 달하는 고가품이지만 본격 생산에 들어가기 전인데도 벌써 5000개가 팔렸다. 이 중 순이익은 30% 정도라는 게 김씨의 설명이다. 지난해 11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 전시회에서도 폭발적인 반응을 얻어 가져갔던 500개가 순식간에 팔리기도 했다.
잔을 만드는 기업을 어떻게 혼자서 꾸려갈 수 있을까. 그는 전적으로 제품 개발과 디자인에만 집중한다고 한다. 생산은 이천에 있는 한 도자기 공장에서 맡고 마케팅은 중소기업청에서 운영하는 1인 창조기업 비즈니스센터에서 같이 교육을 받던 다른 창업자에게 맡겼다. 그는 대학 4학년 때부터 학교 선배와 디자인 사무용품 회사를 공동창업한 경험이 있어 1인 창업이 크게 어렵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김씨는 향후 서유럽, 북유럽, 북미, 일본 등 선진국에 고가 제품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디자인과 제품이 좋으면 얼마든지 통할 수 있는 시장이라는 생각에서다. 곧 내부에 얼음조각 같은 독특한 디자인을 한 크리스털 양주잔을 출시할 예정이다.
◆ 月500만원 수입 김성윤씨, "SNS마케팅 大家 될것"
"소셜네트워크 마케팅 분야는 아직 전문가가 적어 `블루오션` 시장입니다. `티켓몬스터` 같은 기업으로 성장하는 게 꿈입니다."
중소교육업체에서 마케팅 업무를 맡던 김성윤 씨(26)는 2009년 초 소셜커머스 등 소셜네트워크를 이용한 비즈니스가 태동하자 소셜네트워크를 이용한 마케팅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직장일을 병행하면서 관련 정보를 모으던 그는 그해 말 과감히 사표를 던지고 창업 전선에 뛰어들기로 결심했다. 김씨는 "미국에서는 이미 소셜네트워크를 이용한 마케팅시장이 상당히 크지만 아직 국내시장 규모는 미미해 창업을 꿈꾼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의 창업 아이템은 소셜네트워크 마케팅. 트위터와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를 이용해 특정 제품에 관심이 있는 소비자들에게 다가가 구매로 연결시켜주는 작업이다.
하지만 창업 준비 과정은 생각보다 복잡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모아둔 돈은 자꾸 줄어들었다. 지난해 7월에야 수중에 남은 돈 500만원으로 회사를 설립하고 사업자 등록을 마쳤다.
1인 기업으로 출발한 그는 사무실도 없어 커피 전문점에서 일을 시작했다. 명함은 대표지만 직원 한 명 없는 그에게 일감을 주는 기업은 없었다. 그는 좌절하지 않고 꾸준히 기업과 고객을 연결시키는 작업에 몰두했다. 그 결과 지난해 12월 처음으로 사업으로 돈을 벌기 시작했다.
지난달에는 월 수입만 500만원이 넘었고 서울시 강남구에 있는 청년 인큐베이터에 사무실도 마련했다. 일손이 부족해 최근에는 인턴 직원까지 채용했다.
김씨는 "1~2년 후 이 시장이 커지면 대형 광고회사들이 뛰어들 것"이라며 "나중에 대자본을 앞세운 기업들에 밀리지 않도록 나만의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준형 기자 / 용환진 기자 / 사진 = 이승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