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사례 -아모레

국내 화장품 1위 업체 아모레퍼시픽이 주가 100만원 시대를 맞았다. 지난 16일 첫 돌파를 기점으로 17일에는 102만2000원까지 올랐다. 단기적으로 주가가 급등했다는 시각도 있지만 아모레퍼시픽이 또 한 번 전환기를 맞았다는 긍정적 평가가 더 많다.

토러스투자증권은 아모레퍼시픽이 가장 고평가됐던 2007년 주가수익비율(PER) 30배에 아직 못 미치기 때문에 추가 상승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냈다. 우리투자증권 LIG투자증권 하나대투증권은 목표주가를 120만원으로 제시했다. 이에 매일경제신문은 배동현 아모레퍼시픽 기획재경부문 부사장(CFO)과 단독 인터뷰를 통해 향후 실적과 사업 구상 등에 대해 들어봤다.

주가가 오른 데 따른 부담감도 있지 않으냐는 첫 질문에 대해 배 부사장은 "100만원 돌파 후 수익 실현을 이유로 주가 조정을 겪을 수 있다"며 "하지만 중장기적인 성장동력은 여전히 매력적이며 회사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면 주가도 이에 부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외국 화장품 업체와 견주어도 아모레퍼시픽은 주식시장에서 프리미엄을 받고 있다. 배 부사장은 "역사적으로 아모레퍼시픽은 시장 대비 약 60~70% 프리미엄을 누렸다"며 "에스티로더, 로레알, 시세이도가 시장 대비 30% 프리미엄을 받는 것에 비해 우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압도적인 시장점유율과 높은 수익성에 따른 결과다.

최근 주가 상승 원동력은 단연 중국 화장품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다. 아모레퍼시픽은 2015년까지 매출 5조원 중 외국에서 1조5000억원을 올릴 계획이다. 외국에서도 중국이 차지하는 금액은 7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 같은 성과가 가능한 것은 1990년대 초부터 중국시장에 자리를 잡고 빠른 현지화를 이뤘기 때문이다. 1993년 선양 현지법인을 설립한 뒤 선양 창춘 하얼빈(동북 3성)을 중심으로 백화점과 전문점에 제품을 공급했다. 이로써 동북시장 점유율 4~5위를 기록하게 됐다. 중국에서 아모레퍼시픽 대표 브랜드는 라네즈와 마몽드다. 각각 50% 비중을 차지한다.

라네즈는 국내에서 1년 만에 매출 1000억원을 올린 브랜드다. 배 부사장은 "중국시장 진출에 앞서 사전 조사만 3년이나 거친 브랜드"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라네즈는 현재 홍콩에 19개 매장이 있으며 매장당 월평균 매출이 1억원 이상이다. 지난해 3월 기준 중국 37개 도시, 172개 백화점에서 라네즈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1997년부터 중국에 진출한 마몽드는 현재 백화점 251개, 전문점 1935곳에서 판매된다. 배 부사장은 "이대로라면 앞으로 중국 상위 5위권 화장품 기업이라는 목표 달성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성공적인 중국 현지화 비결도 귀띔했다. 현지 우수한 인력을 적극 채용한 것과 본사와 중국법인 간 협력을 강화해 빠른 의사 결정을 한 것을 꼽았다.

국내 중저가 시장에 대한 포석도 마련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저가 매장인 이니스프리를 분사했다. LG생활건강이 더페이스샵을 인수한 것과는 사뭇 다른 행보다. 그는 "이니스프리는 독립법인 형태로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한다"며 "태평양그룹 전체로 이니스프리와 에뛰드하우스를 합쳐 2012년 중저가 화장품 시장 1위를 달성할 것"이라고 전했다.

[서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