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 좋다고 칭찬듣는 둘째녀석을 데리고 갓바위를 올랐다
공부란 것 때문에 저그 엄마랑 큰아들 한바탕 전쟁을 치룬뒤라
답답하던 차에 둘째녀석에게 산에갈까? 했더니 선뜻 응해준 것이
기특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했다.
어느산을 오를까 고민하다가
기독교인이란 종교와 상관없이 소원 하나쯤 들어준다는 갓바위를 오르기로 하고
둘째에게 갓바위 가자고 했다.
그러면서 소원 하나는 꼭 들어준다더라고 프로모션까지 했다.
좋다고 했다. 조금 살이 붙은 체질이고 이제 겨우 초등4학년이라 내심 걱정되 되었다
" 올라갈깨 찡찡 댈거면 미리 못가겠다고 해라"
사전 응석차단용 한마디를 던졌더니 "그럴 순 없죠 소원을 빌어야 되는데..."라고 받아친다.
식당근처에 차를 세우고선 등산을 시작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참 많은 사람들이 갓바위를 오른다
이제 수능이 얼마남지 않았으니 그 인원은 더더욱 늘 것이다
이정표상 거리는 1.2키로정도로 표시되어 있다.
몇번 오른 경험이 있는 나로서는 크게 무리한 코스는 아닌데 아들 녀석 눈치를 보니 벌써 힘든 것 같다
겨우 100미터쯤 왔을 뿐인데
걱정이다. 조금씩 목표를 주기로 했다.
"저기 만큼 가서 쉬자" " 조금 더가면 물이 있다" " 잊 1/4이나 왔다"
이제 정상까지 500미터가 남았다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잘 오른다.
나는 또 한번 목표를 제시했다
"우리 100미터씩 4번쉬고 올라가자 그러면 아빠가 보상을 해주마"
좋다고 한다. 아들녀석은 치킨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그리고선 나는 아들을 속이기 시작했다.
150미터를 100미터라고 말했다. 내 욕심은 3번정도만 쉬고 갓바위까지 오를 욕심이었다.
이제 정상 200미터 둘째녀석은 숨이 턱에 차는 모양이다.
그때 코너부위에 스님 한분이 서서 시주를 받고 계신다.
지나쳐자 코너부위에서 쉴때 아들 녀석이 뜬금없이 묻는다
"아빠 저 스님이 가지고 계신 악기는 무슨 악기야?"
목탁을 보고선 묻는 말이다.
웃음이 나왔다. "진짜 몰라서 묻는 거니? 그건 악기가 아니고 목탁이란 것이다"
대답을 해놓고 보기 뭐 악기라고 해도 틀린 건 아닐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빠 저 스님은 저기서 뭐해"
"시주 받으시는 거지"
"근데 왜 이렇게 높은 곳에서 고생을 해"
"그래도 저 스님은 먹고사는 것 때문에 일을 하지는 않잖아"
"그건 그렇네"
"그래도 이왕이면 밑에서 편하게 하시지..."
"수양을 하시는 거란다"라고 말하고 나니까 그걸 왜 하느냐고 물을 것 같다
그런데 아들 녀석이 던지는 말은 예상외였다
"전도사님은 맛있는 고기도 먹고 좋은 집에 살고 그런데도 직장에 안다니고 다 먹고살잖아요?"
"이왕 누군가를 믿고 살려면 스님보다는 목사님이 더 않좋아요?"
"무슨 이유에서?
"어쨋던 스님은 맛있는 고기도 못먹고 맨날 풀만 먹어야 하잖아요"
더 말을 이어가면 결국 아이를 혼내고 말 것 같아서 그만 대답을 그치고 말았다
그러나 그러는 사이에 우린 갓바위에서 정성것 치성을 드리는 수많은 어머니 아버지를 볼 수 있었다.
아들 녀석도 뭔가를 비는 눈치다
단순한 것이, 그리고 뭐 굳이 신앙의 모습이라고 해서 내가 이해해 줘야 할 이유도 없는 아들녀석의
생각이 그리고 그 표현능력이 그저 부럽기만 했다.
하산길에 길을 잃었다
조금 편한길로 아들을 데리고 갈 거라고 예전에 한번 가본길로 가다가 길을 잘 못든것이다
"아빠 이건 아닌 것 같은데요"
"니가 어떻게 알아"
"일단 아무도 안다니잖아요"
결국 아들 말이 맞았다
차를 세워놓은 곳의 반대쪽에 도착했다
다시 산을 올라서 갓바위를 갔고 다시 하산했다
우리 둘째녀석이 생고생을 했다
아빠때문에.....미안하다 엎어줄까 했더니(내려오다 아들이 발목을 접질렸음)
"그러다 아빠까지 다치시면 더 늦어질 거에요 그냥가요 내사전에 포기란 없어요..."
그말을 들으면서 또다른 생각을 해본다
이건희가 또는 이재용씨가 어디서 극기훈련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어본적이 없는데
극기훈련을 시키고 있는 못난 애비가 그저 미안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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