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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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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는 고객 DNA 찾는 ‘왕도’

“빅데이터가 중요한 것은 고객의 DNA를 찾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복잡한 데이터를 의미있게 분석해내는 ‘빅데이터’(Big Data)는 기업에게 생존 그 이상을 의미한다. 더 똑똑해지고 깐깐해진 고객과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경쟁 속에서 고객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는 기업의 생존을 담보할 수 없다.

임효묵 신세계(004170)백화점부문 온라인사업담당 상무는 한 발 더 나아가 기업과 고객이 이익 및 가치 등을 공유하기 위해서도 빅데이터는 필수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임 상무는 “빅데이터는 ‘레드오션’에서 새로운 ‘블루오션’을 창출할 수 있는 인체의 피와 같은 존재”라며 “인간에게 피가 중요하듯이 고객의 흐름을 정확히 파악하고 예측하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에 알았던 정형화된 ‘고객 라이프스타일’은 더 이상 무의미해졌기 때문이다. 영화 ‘써니’와 ‘건축학 개론’, 드라마 ‘신사의 품격’ 등의 인기에서 볼 수 있듯이, 과거에 생각하지 못한 40대 ‘꽃중년’이 사회·문화적인 코드가 될 수 있는 게 요즘 트렌드다.

또 스마트해진 소비자들은 기업이 전달해주는 일방적인 정보에 의존하지 않는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가격비교 사이트, 입소문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스스로 최적화된 결정을 내린다.

기업도 온·오프라인을 통해 항상 고객을 접하지만, 그렇다고 예전보다 고객을 더 잘 안다고 말할 수 없다. 오히려 변화무쌍해진 고객의 소비패턴을 따라잡기에도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기업들이 먼저 변할 수밖에 없고, 그 변화의 중심엔 빅데이터가 있다.

임 상무는 “과거엔 고객들이 적어 놓은 20여개 고객정보를 분석해 마케팅을 했다”면서 “그러나 요즘은 온라인쇼핑몰에 있는 장바구니, 위시리스트 등을 통해 구매를 주저하는 부분까지 접근할 뿐 아니라 SNS를 통해 고객들이 향후 어떤 행동을 할지를 예측해 구매율을 상당히 높였다”고 말했다.


실제로 신세계몰의 경우 구매 가능성이 높은 웹사이트 영역인 ‘장구니 페이지’ ‘결제 페이지’ 등에서 이탈 고객을 대상으로 별도의 ‘고객 마케팅’을 실시, 이탈 고객의 평균 5~10%를 구매로 이어지도록 했다.

특히 SNS나 온라인쇼핑몰 등에서 이뤄지는 검색이나 친구 간 대화 등을 통해 고객 자신도 인지하지 못하는 ‘구매 욕망’까지 찾아내기 위해 기업들은 거금의 투자나 ‘적과의 동침’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는 “SNS를 통해 키워드와 검색에 관한 정밀도를 높일 수 있다”며 “신세계는 다른 쇼핑몰과 제휴해 고객의 흐름을 공유할 뿐 아니라 최근 유행하는 모바일에 대한 정보를 취득하기 위해 통신회사와의 제휴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신세계는 빅데이터의 효용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다양한 시스템 구축과 함께 사내 교육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 현재 DW(데이터웨어하우스), OLAP(온라인분석처리), 데이터 마이닝 등을 통해 고객의 니즈를 예측하고, 직원이라면 누구나 고객 정보를 분석할 수 있도록 사내 교육을 강화하고 있는 것.

임 상무는 “기존엔 CRM(고객관계관리)부서가 모든 고객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정책을 결정해 왔다”면서 “그러나 새로운 시스템 구축 이후 바이어 중심의 상품 카테고리 내 고객 관리는 ‘V마케터’, CRM팀을 중심으로 전사관점의 고객 관리는 ‘H마케터’가 담당하게 되면서 모든 직원이 고객을 알게 됐고, 고객과 시장의 니즈에 맞는 최적의 상품을 적시에 노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신세계는 고객이 한달 내 이뤄지는 구매 내역을 가지고 소비패턴을 파악하기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빅데이터를 활용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예컨대 고객들의 어린이날이나 어버이날 선물구매 패턴을 보면 결혼 여부나 자녀 유무 등을 유추할 수 있고 거기에 맞는 타깃 마케팅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을 가능하게 하는 빅데이터가 개인정보 보호정책과 충돌되면 안 된다는 게 신세계 정책이다.

그는 “고객이 동의하는 정보만을 가지고 마이닝 등을 할 수 있다”며 “고객들도 개인 정보를 도용 당했다는 생각보다는 본인을 위해 기업이 도와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도록 도움이 되는 정보만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기업들은 고객들의 인적 데이터 외에 무수한 정보, 심지어 무심코 사용하는 검색어나 친구와의 대화 등도 허투루 생각하지 않는다. 이 안에 고객의 니즈와 잠재적 욕구, 그리고 고객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무언가가 숨어있기 때문이다.

임 상무는 “단순히 고객 데이터를 통한 프로모션이나 일시적인 할인혜택으로 가는 것은 장기적으로 고객을 붙잡지 못한다”며 “고객을 잡기 위해선 고객과 가치를 나눠야 하고 이를 위해 빅데이터를 잘 활용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창남 기자 kc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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