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경제학
1929년 대공황 이후 최대의 경제위기를 그럭저럭 넘기고 회복하는가 싶던 미국 경제가 다시 휘청거리고 있다. 2010년 월평균 18만2000여 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내던 경제가 지난 5월에는 불과 5만4000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데 그쳤다. 그에 따라 실업률이 다시 올라가서 9.1%가 되었다.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미국 경제의 회복에 속도가 붙어간다며, 5월에는 2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점치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최근 다른 지표들이 안 좋아지는 기미를 보이면서 이런 낙관론은 고개를 숙였지만, 지난주 미국 정부가 공식 통계를 발표하기 직전까지도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5월에 17만5000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졌을 것이라 점쳤던지라 이번 통계는 상당히 충격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것이 일본의 대지진, 중동의 정치 불안으로 인한 유가(油價) 인상 등으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라고 하지만, 그렇지 않다. 지금까지 이루어진 미국 경제의 회복은 사상 최대의 재정적자와 사상 최저의 이자율, 그리고 그것도 부족해서 중앙은행(연방준비위원회)이 무작정 천문학적인 액수의 돈을 푸는 '양적 팽창(Quantitative Easing)' 등 극약처방에 힘입은 것이었고, 2008년 금융위기를 가져왔던 근본 문제들이 해결되어 이루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은 조금 회복되는가 싶더니만 다시 떨어지는 더블 딥(double-dip) 현상을 이미 보여주고 있다. 2006년 최고점에 비하면 이미 주택 가격이 33%나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집값이 어디까지 더 떨어질지 감히 예측하는 사람이 없을 정도이다.
기업들도 전례 없는 규모의 이윤을 올리고 있지만, 부채가 아직도 엄청나게 많아서 그 이윤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투자와 고용창출을 하지 못하고 있다. 금융기관들이 무리한 차입 때문에 빚더미에 앉아 있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2008년 금융위기 전까지 10여년간의 인수?합병 붐 속에서 많은 비금융 기업들이 인수?합병을 위해 진 빚도 엄청나서 이들이 부채를 현격히 줄이기 전까지는 적극적인 투자와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
가계소득 대비 세계 최고 수준의 가계부채를 가진 나라에서 주택 가격은 계속 떨어지고 높은 실업률이 지속되니 가계소비가 위축되지 않을 수 없다. 공식 실업률은 9% 부근이지만, 지속되는 일자리 가뭄에서 취업을 포기한 사람들을 포함하면 미국의 실제 실업률은 최소한 15%에 달할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추측이다. 이런 상황에서 만일 5월과 같은 추세가 계속되어 고용이 제대로 창출되지 않으면 많은 사람들이 실업의 공포에 사로잡혀서 소비를 급격히 줄일 수 있다.
이에 더해서 지금까지 미국 경제를 지탱해 온 정부의 경기부양책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한계에 달하고 있는 것이 단기적으로 더 큰 걱정이다. 미국 정부 부채는 앞으로 몇 주 안에 연방법이 정하고 있는 한계선에 달하게 되어 있는데, 하원에서 다수를 점하고 있는 공화당이 이 한계선을 높이는 데 협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라서 더 이상 재정적자를 통해 경기를 부양할 수가 없게 되었다. 팽창적인 통화정책도 더 이상 쓰기 힘든 것이, 이자율은 이미 더 이상 내릴 데가 없고, 또 한 번 양적 팽창을 하는 데에도 연준위 내부를 포함하여 반대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러지 않아도, 유로존 변방국가들의 지속되는 위기, 무모하게 긴축을 시작한 영국 경제의 정체, 과열을 막기 위해 돈줄을 조이기 시작한 중국 경제의 감속, 중동 불안으로 인한 유가 상승 등 세계 경제의 분위기가 안 좋은데, 공식적인 더블 딥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미국 경제의 회복 속도가 현격하게 줄어들면 세계 경제는 다시 요동을 치게 될 것이다.
만일 이런 사태가 닥치게 되면, 우리나라는 어떻게 할 것인가? 지난 3년 동안 다른 나라에 비해 빠르게 회복한 한국 경제이지만, 부동산 시장과 주식 시장에 거품이 많이 끼어 있고, 미국만큼 가계부채의 문제가 심각하며, 특히 최근 저축은행 사태에서 보는 것과 같이 부동산 관련 부실대출의 문제가 심각하다. 다시 세계경제가 불안에 빠져들기 전에 이런 문제들이 일부라도 정리되지 않으면 우리 경제는 또 큰 홍역을 치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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