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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엄마 교육에 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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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엄마 교육에 지치다

중앙일보 | 강홍준 | 입력 2011.01.07 03:02 | 수정 2011.01.07 11:36 | 누가 봤을까? 40대 여성, 대전

 


[중앙일보 강홍준.박수련.박유미.김민상.김형수]

주부 황모(46·서울 청담동)씨는 이번 주말 고2 아들을 경기도의 한 요양원에 보낸다. 대입에 도움이 되는 봉사활동을 시키기 위해서다. 교육 정보에 깜깜하던 그는 지금 강남의 '열성 교육 엄마'다. 황씨는 2009년 초까지 억대 연봉을 받는 다국적기업의 한국지사 최고경영자(CEO)였다. 하지만 아들이 2008년 외국어고 입시에서 실패한 뒤 사표를 던졌다. 그는 "앞만 보고 달리다 보니 애들 교육은 낙제라는 좌절감이 생겼다"며 "고입·대입이 너무 복잡해 아이한테만 맡겼다가는 큰일 날 것 같았다"고 말했다. 대학이 성적뿐 아니라 스펙(경력), 공인 영어 성적, 봉사활동 등 다양한 점을 봐 아들 장래를 위해 직장을 포기했다는 것이다.

 대한민국 엄마들이 자녀 교육에 지치고 있다. 입시가 난수표처럼 복잡하고 잦은 제도 변경으로 자녀 교육을 돌보는 엄마들이 아우성이다. 일과 살림을 함께 하는 직장맘들은 특히 고민이 많다. 21세기 치맛바람은 남보다 앞선 정보라는 중압감 때문이다.





시중은행 부장급인 이모(52·서울 대치동)씨는 '엄따'(엄마들 사이에서 따돌림) 때문에 지난달 신경정신과를 찾았다. 그는 " 학부모 모임 총무를 맡았다가 낮 시간에 열리는 모임에 한 번도 참석하지 못했다"며 "감투만 쓰고 역할을 못한다고 엄마들에게 찍혔다"고 했다.

 직장맘의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진다. 본지 취재팀이 서울지역 외고와 자율형 사립고, 일반고 세 곳의 1학년생 어머니 직업을 조사한 결과 외고는 62.2%, 자율고는 60%, 일반고는 43.8%가 전업주부였다.

김종인 한영외고 교감은 "전업주부 가정의 학생 성적이 더 좋은 현상이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이화여고 이선영 교사는 "2011학년도 수시전형으로 연세대·고려대 등에 합격한 학생의 어머니는 대부분 전업주부"라고 말했다. 포털 사이트의 어머니 카페를 운영 중인 이미애씨는 "입학사정관제 등 현행 입시제도 취지는 좋지만 엄마의 희생을 너무 강요한다"고 지적했다.

교육팀=강홍준·박수련·박유미·김민상 기자 < kanghj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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