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의 이동(11) - 사실에서 사건으로

힘의 이동(11) - 사실에서 사건으로

얼마 전 시내의 한 오래된 유명(?) 음식점에 갔다. 지저분하고 불편하고, 이젠 좀 바꿀 때도 됐는데, 몇 십 년 된 허름한 유명음식점들은 인테리어를 바꾸지 않는다. 현대식으로 리뉴얼하면 오히려 매상이 떨어지는 경우들이 종종 있다. 왜 그럴까? 맛은 홀로 존재하지 않으며, 사람들은 음식을 먹는 것이 아니라 추억을 먹기 때문이다.

부모들은 왜 자녀들을 데리고 놀이동산에 갈까? 재미를 위해서? 재미있는 것들은 굳이 놀이동산까지 가지 않더라도 주위에 얼마든지 많다. 자녀들과 함께 놀이동산을 찾는 근원적인 이유는 좋은 기억을 공유하고 싶어서이다.

고객들의 구매 선택기준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어떤 제품이 품질 좋고, 서비스 좋고, 가격 적당한가가 선택의 기준이었지만, 경쟁사 간의 실력이 평준화 되면서 이제는 감성적이고 감동을 주는 브랜드를 선택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객과 공유할 수 있는 경험을 만들어내고, 스토리를 창출해내야 한다. 요즘 '경험경제', '스토리경제'라는 용어가 자주 등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이다. 기업들의 마케팅방식이 그런 식으로 업그레이드 되어야 한다. 이것이 지식기반 비즈니스의 원리이다.

지금 전 세계가 겪고 있는 경제의 어려움은 기존의 경제학이론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것이다. 한 시대가 저물고 전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이동하는 변곡점(point of inflection)을 지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게임의 룰이 바뀌고 게임의 판이 달라지고 있다는 말이다.

이제는 기업들이 고객에게 우리 제품이 어떻게 좋다는 사실(fact)을 알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함께 사건(fiction)을 만들고 사고도 치면서 공범의식을 조성해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존 상품에 지식정보적인 요소들을 융합(convergence)시키는 문법을 익혀야 한다. 이것이 지식사회가 요구하는 지식기반 사업의 핵심이다.

출처 : 김용태 마케팅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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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로 이동하라. 그래야 새로운 세상을 누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