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60대 은퇴 창업은 다른 연령대 창업과 또 다르다. 일단 나이가 있기 때문에 고된 일을 하기 어렵고 실패에 대한 위험 부담도 크다. 젊을 때야 사업에 실패해도 재기할 기회가 주어지지만 은퇴를 고려할 나이에 사업에 실패하면 여생을 사는 데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은퇴 창업은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최근 1인창조기업이 사회적으로 조명을 받으면서 은퇴를 앞둔 50·60대들 역시 여기에 관심을 갖고 있다.
현재 은퇴 창업자들에게 추천하는 창업 아이템으로는 테이크아웃 도시락전문점, 세탁편의점, 유기농전문점, 건물청소대행업 등이다. 도시락을 배달하는 것은 높은 노동강도와 비용이 들지만 고객이 직접 와서 가져간다면 그만큼 비용과 노동강도를 줄일 수 있다. 세탁편의점도 세탁은 본사가 하고 가맹점은 세탁물 접수와 관리만 하면 되기 때문에 중장년층이 하기 적합하다. 유기농전문점도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수요가 높아지고 노동강도도 낮은 편이다.
사례들을 보면, 1인창조기업이라기보다 기존 창업 업종 중에서 혼자서 충분히 할 수 있는 아이템들이라 하겠다. 아무래도 나이와 체력, 학습 능력을 감안하다보니 업종 자체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중장년층이 기존에 없는 새로운 업종을 창업한다는 것 자체가 위험천만한 일이다.
만약 본인이 새롭게 창업 아이템을 찾고 싶다면 노동강도, 체력을 감안해 기존 창업 아이템에서 약간 보완해 창업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여기서도 먼저 고려할 점은 노동강도다. 고령이 되면 체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장시간 서 있는다든지 육체적 노동력이 많이 필요한 일은 피해야한다. 그 다음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노하우와 통찰력이 필요한 일을 찾아본다. 사업 아이템을 트렌드가 아닌 개인 욕구에서 찾는 것이 좋다. 뉴스나 통계 등에서 조사된 소비자의 욕구가 아닌 내가 정말 하고 싶고 누군가가 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일에서 아이템을 찾아야 한다. 일종의 취미 같아야 지속적으로 흥미를 갖고 일을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선 자신이 무엇이 가능한가, 무엇을 하고 싶은가, 또 어떤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시류를 무시해선 곤란하다. 아이템 선정 시 상품성, 시장성, 트렌드라는 3개 요소들이 서로 균형감 있게 검토해야 한다.
일례로 95년 강원도 강릉으로 귀농한 임남순 씨는 그동안의 농촌 경험을 살려 전문농업인 강사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인터넷상에 장작골마님이란 이름으로 블로그도 활발히 운영 중이다. 지난 2008년 농촌진흥청 정보화촉진대회 체험수기공모에 ‘장작골 아낙네의 꿈 그리고 행복’이란 13년의 귀농 삶을 진솔하게 글로 표현해 전국 최우수상을 받았다. 첫 사례 발표를 이후 강연에 눈을 뜨면서 최근 아산시농업기술센터에서 10번째 강의를 했다.
둘째, 수익성보다 안전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이를 위해선 사업을 작게 가져가는 게 좋다. 사실 처음부터 사업을 크게 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아무리 돈이 많다고 해도 처음부터 무리하게 사업을 벌이는 사람은 실패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나이가 많은 상황에서 창업 실패는 치명적이다. 또한 일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따라서 50·60대의 1인창업은 라이프플랜 안에서 해야 한다. 즉 주택대출금, 자녀들의 교육비, 연금지급까지의 생활비 등을 고려해 창업의 범위와 역량을 정해 창업자금계획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1인비즈니스라 해도 사업계획은 구체적이어야 한다. 고객을 확보하고 제품과 서비스를 판매하는 일련의 과정 등을 명확히 세워야 한다. 만약 50·60대지만 아직 회사원이라면, 회사원으로서 지금 현재 수행하고 있는 일들을 창업 후에도 그대로 할 수 있는지 시뮬레이션 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장래의 사업 과정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이미지화하느냐에 따라 창업성패가 달렸다고 할 수 있다.
[최정환 효성ITX 리서치사업팀 선임연구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564호(10.07.14일자) 기사입니다]
"정부가 최초로 1인 기업, 즉 개인을 경제 주체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굉장한 의미가 있습니다. 인식의 대전환이며 대단한 발전이라고 생각합니다."
IT 아웃소싱 업체 `이랜서` 대표인 박우진 1인창조기업협회 회장은 "정부가 기업에 소속되지 않고 경제활동을 하는 프리 에이전트 시장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당면한 실업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길이라는 점을 정부가 인식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집단적으로 모여서 일을 해야 한다는 구시대적인 관념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습니다. 고정된 직장에 다녀야 된다는 통념이 깨져야 하는 것이죠. `취직`이라는 건 20세기 대량생산(Mass Production) 시대에나 필요했던 개념입니다. 우리나라에 직장이라는 개념이 생겨난 건 구한말 이후입니다. 그 전까진 대부분 집에서 일했지만 그렇다고 노는 사람들은 아니었습니다. IT 강국을 자처하는 나라에서 기존 직장 개념을 고수하는 건 난센스입니다. 이제 정부가 그걸 깨주겠다고 하니 환영할 만한 일이죠."
정부는 최근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기술ㆍ전문지식 등을 갖춘 프리랜서 등 1인 중심 기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을 내놨다.
아이디어 발굴과 거래를 위한 `아이디어비즈뱅크`를 비롯해 특례보증제도 도입, 온라인 유통ㆍ외국 진출 지원, 1인 창조기업지원센터 운영, 시범거리 지정, 세제 감면, 신고절차 간소화 등 전방위 지원이 이뤄진다.
그러나 박 회장은 1인 창조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 기대감 속에서도 걱정스러운 목소리를 냈다.
정부가 올해 30억원 남짓한 예산으로 1인 기업을 활성화시키겠다는 것은 먼 장래를 내다보는 정책과는 동떨어져 있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우리나라 1인 기업 수가 150만개로 추정되는데 기업당 10만원씩 지원해도 1500억원이 필요한데 과연 약발이 제대로 먹히겠느냐는 것이다.
그는 "현재 정부가 실업문제 해소를 위해 막대한 세금을 쏟아 붓는데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한다"며 "미국도 경제 인구 중 25%가 프리 에이전트 시장에서 활동하고 있고 프리랜서들이 경제활동을 하는 데 더 많은 자유를 주고 그들에게 복지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높은 실업률을 해소하는 근본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수년간 수십조 원을 기업들에 투입했지만 결국 경제가 성장해도 일자리가 늘지 않는 `고용 없는 성장(jobless growth)`이라는 결과만 돌아왔습니다. 정부가 은행을 통해 돈을 풀어도 기업으로는 가지만 개인에게는 가지 않는 것입니다. 정부가 기왕에 발상의 대전환을 했다면 정책에 걸맞은 자금 지원이 이뤄져야 실효성을 거둘 수 있습니다."
박 회장은 또한 1인 기업이 자립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는 `기술사업화 전문기관(회사)`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를 갖고 사업화하려 해도 창투사에서 1인 기업한테 절대 투자하지 않을 겁니다. 일반 중소ㆍ벤처기업들도 코스닥, 기업공개시장(IPO)에 갈 기업에만 투자하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1인 창조기업들이 맘놓고 투자를 받고 컨설팅과 마케팅을 해주는 민간 전담회사가 있어야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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